1. 교대근무자에게 ‘주말’은 누구와도 다르게 흘러간다
나는 교대근무를 시 작하고 나서 ‘주말’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사라진 건 물론이고, 가족이나 연인과 보내는 시간도 계속 엇갈리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평범한 주5일제 직장인들은 금요일 밤이 되면 휴식을 준비하지만, 나는 그 시간에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친구들이 다같이 떠나는 여행 일정에 끼지 못하고, 가족 모임에 혼자 불참하는 날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내 삶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주말이라는 시간이 내게는 회복의 시간이 아닌, ‘더 피곤한 근무일’이 되기도 했고, 그 피로가 인간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순간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주말 루틴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타인과 맞추려 하기보단, 내 리듬 안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균형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2. 가족과의 시간은 ‘짧고 진하게’ 보내는 방식으로 바꿨다
교대근무를 하다 보면 가족과의 시간은 늘 부족하게 느껴진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많이 함께하는 시간’보다 ‘깊게 연결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특히 비번과 가족의 휴일이 겹치는 날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붙어 있으려고 애쓰기보다는, 1~2시간이라도 진심이 담긴 대화를 하거나, 함께 식사를 준비하며 시간을 보내는 방식으로 바꿨다. 예를 들어 일요일 오전, 내가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부모님이 준비한 아침 식사 자리에 30분만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가족들은 큰 만족감을 느꼈다. 중요한 건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집중력 있게 연결되는 경험의 밀도라는 걸 가족들도 이해하게 되면서, 관계가 오히려 더 깊어졌다. 또, 가끔은 나의 근무 일정에 맞춰 가족이 일정을 조정해주는 경우도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맞춰가는 과정 자체가 가족애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3. 연애는 주말 데이트 대신 ‘주중 루틴 공유’로 시도했다
연애는 교대근무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도전 중 하나다. 나는 평일에 쉬고 연인은 주말에만 시간이 날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한 갈등은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서로의 시간대가 엇갈릴수록 ‘내가 우선순위가 아닌가?’라는 감정이 쌓이기 쉬웠고, 결국 대화 없이 지나가는 날들이 늘어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전통적인 ‘데이트’ 방식 대신, 삶의 루틴 자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커피를 마시는 내 루틴을 영상 통화로 함께하거나, 서로 다른 장소에 있지만 동시에 같은 영화를 보고 감상을 나누는 방식이었다. 또, 나의 교대근무 일정을 구글 캘린더에 공유하여 연인이 내 스케줄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서로에 대한 오해도 줄었다. 중요한 건 함께 있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을 때 얼마나 연결감을 유지하는지였고, 이런 방식은 오히려 우리 관계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었다.
4. 나만의 휴식 루틴을 지키는 것이 결국 ‘관계 유지’의 핵심이었다
교대근무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쉽게 지친다. 나 역시 관계에 집중하려 노력하다가 스스로 탈진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먼저 내 휴식을 확보하지 않으면, 누구와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족, 연인, 친구와의 시간을 모두 소중히 여기되, 가장 먼저 ‘나만의 휴식 루틴’을 우선으로 설정했다. 예를 들어, 주말 아침에 일정이 없다면 무조건 2시간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조용히 책을 읽거나, 샤워 후 침대에 누워 아무 음악이나 들으면서 멍 때리는 시간을 갖는다. 이 ‘나만의 시간’을 확보한 후에야 나는 다른 사람과의 시간에도 진심을 담을 수 있었고, 피로에 찌든 얼굴이 아닌 편안한 표정으로 대할 수 있었다. 결국, 교대근무자에게 주말이란 타인과의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회복한 후 타인에게 가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나는 지금도 주말마다 이 순서를 지키려 애쓰고 있다.
'교대근무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대근무자의 수면 루틴, 나는 이렇게 지킨다 (0) | 2025.09.04 |
---|---|
교대근무란? 생활에 미치는 실제 영향 (0) | 2025.09.03 |